Liink News

처음으로Liink News칼럼

칼럼

[HBR Review]재무회계는 어떻게 HR을 망치는가

23.11.23

  주현희 대표의 HBR Review   〈재무회계는 어떻게 HR을 망치는가〉  2023. 1-2월호     "많은 지원자가 연봉이 조금 낮아도 괜찮다고 하고 성과 개선에 도움이 되는데도 왜 그렇게 교육을 적게 제공할까? 왜 공석을 채우기 위한 채용비용을 미루고 업무가 진행되지 않는 채로 놔둘까?"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 2023년 1-2월 호에는 재무회계가 HR을 바라보는 관점에 대한 비판적 기사가 실렸다. (“재무회계는 어떻게HR을 망치는가”, 피터 카펠리, 와튼경영대학원교수) 교육비를 ‘교육과 인재개발을 위한 투자가 아닌 비용’으로 간주함으로써 능력있는 리더로 성장시키거나 좋은 인재를 영입하는 중요한 일에 소홀해진다는 것이다. HR에 종사하거나 강의를 하는 사람들은 오래 전부터 이 점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었지만 한편으로, ‘주류 경영학’이 그렇게 말하니까, 딱히 반박할 근거가 부족해서, ‘교육비는 비용’이라는 등식에 마지못해 동의해온 것이 사실이다.     거대한 변화 속에서 변하지 않은 하나의 관점  IT 기술뿐 아니라 사회 각 분야가 빠르게 변하고 있다. 기업의 '성과 관리'라는 거대한 함선도 방향키를 돌리는 중이다. 즉, 과거 KPI 중심의 결과 관리에서 개인의 성장을 지원함으로써 조직의 성과를 창출하는 과정 관리 방식으로 전환하는 중이다. 대니얼 코일은 저서 ‘최고의 팀은 무엇이 다른가’에서 계획대로 잘 수행하여 정해진 결과를 산출하는 '전술적 성과' 일변도에서 계획에서 벗어나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적응적 성과'가 함께 관리되어야 한다고 피력하였다. 최근 HR은 직원경험을 개선하는 활동과 개인의 성장을 지원하기 위한 원온원 미팅을 제도화하는 중이다.   그러나, 여전히 KPI에 의한 상대평가 제도를 버리지 못한 기업들이 많다. 변화의 방향은 정해졌으나 구식 제도가 혼재된 가운데 신식 리더십과 마인드셋을 강요받는 리더들은 일선에서 혼란을 온몸으로 겪고 있으며, HR도 그런 줄 알면서도 어찌할 바를 잘 몰라 중심없이 흔들리는 것이 대부분 기업의 현실이다. ‘개인의 성장이 조직의 성과를 견인하도록 한다’는 선순환 체계의 필요성을 알면서도 이에 맞는 교육을 충분히 제공하지 못한다. 이런 현실을 만들어내는 가장 근본적이 원인은 인재 영입과 훈련을 ‘비용’으로 보는 재무회계의 관점이다.   "회사가 직원을 값비싼 컴퓨터 프로그래밍 교육 과정에 보내기로 결정했다고 해보자. 회사는 직원이 교육을 받은 다음 한 동안 가치 있을 거라고 믿기 때문에 투자를 한다. 하지만 재무회계 규칙은 교육비를 그해 벌어들인 소득에서 완전히 상쇄해야 하는 비용으로 규정한다. (중략) 회사가 직원 교육에 많은 비용을 지출하고 있는지 아니면 '카펫'에 많은 비용을 지출하고 있는지 투자자가 궁금해도 알 수 없고 알아낼 수도 없다." 과거에 머무른 관점이 만들어내는 소용돌이 전통적인 기업들이야 그렇다 치고, 상당한 투자를 받은 스타트업들도 마찬가지인 점이 놀랍다. 수십억에서 많게는 수백억을 투자받은 기업들이 우선 하는 일은 '겉보기 등급 높이기'인 것 같다. 직원들이 공짜로 마실 수 있는 커피숍을 설치하여 바리스타를 고용하고, 멋드러진 인테리어에 하나에 70만원을 호가하는 최고급 의자와 하나에 100만원이 넘는 책상을 놓기도 한다. 돈이 많이 드는 각종 복지제도도 마련한다. 그러나 개발자들은 1년이 멀다 하고 회사를 떠난다. 업무가 연결되지 않고 1년이 인수인계 하다가 끝나며, 심지어 어떤 시스템의 레거시를 알고 있는 직원이 한 명도 남지 않는 사태도 발생한다.   많은 개발자들이 과연 오로지 연봉 때문에 떠날까? 일부 사람들이 오로지 연봉만 보고 이리저리 이직하기도 하지만 상당히 많은 사람들은 '불합리한 업무 방식과 조직문화'를 못 견디고 떠난다. 실제로 2020년에 블라인드에서 7만명을 대상을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서 '좋은 직장이란?'이라는 질문에 무려 65.3%가 압도적으로 '일의 의미'를 꼽았다. 중복선택 설문이었다고 해도 2위는 이것의 반에도 못 미치는 '일생활균형'으로 31.3%를 차지했다. 3위가 사내복지(23.8%)였다.   여러분의 조직은 왜 교육에 투자하지 않는가?  그런데도 많은 기업들이 교육에 투자하지 않는다. 어차피 곧 떠날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인재들이 떠나는 줄은 모르고 '교육은 비용'이라는 어느 옛날 경영 전문가의 한 마디와 '가르쳐 놓으면 떠난다'는 짧은 안목의 이름 모를 사장님이 한 말을 신봉한다. 교육비는 통상 고정비의 일종인 '경상비'로 분류된다. 피터 카펠리 교수의 말에 따르면 '카펫에 쓰는 비용과 마찬가지인 셈'이다. 그러나 이름만 대면 알 만한 유니콘 스타트업들 중에는 '채용'과 '조직문화 개선'에 상당한 공을 들이는 기업도 많다. 그들은 유니콘이 되었기 때문에 채용과 조직문화에 신경 쓰는 것이 아니라 성장 과정에서 그런 기틀을 만들어왔다.    '일의 의미감'란 회사 일이 나의 성장으로 이어지는 느낌을 말한다. 그러나 많은 리더와 HR 담당자들은 일의 의미를 어떻게 만들어내야 하는지에 대해 배워본 적이 거의 없다. 개인 경험과 찌라시 같은 유투브 동영상을 보며 때로는 놀랍도록 과감하게 조직의 제도를 바꾸기도 한다. 코끼리라는 큰 그림 중에 꼬리나 코만 보고 앞으로 우리 조직은 코끼리 Trend로 가겠다고 선언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실상 그들이 그려내는 코끼리는 지금까지 열심히 보아왔던 개의 몸에 긴 코를 달아 놓는 격이다.  변화해야 하고, 뭐라도 해야 하는 마음은 충분히 공감하기 때문에 한편으로 안타깝다.   "직원은 자산으로 취급되지 않는다. (중략) 가치 있는 직원의 근속 기간이 보통 기계장비 수명보다 훨씬 긴데도 그렇다. 숙련된 직원을 얻기 위해 다른 기업을 인수하는 경우에도 인재 확보는 투자로 간주되지 않는다. (중략) 직원은 아무런 추가비용 없이도 '경험에 따른 학습'을 통해 시간이 갈수록 실제로 가치가 높아진다" 리더는 이제 ‘비용’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가?  기업은 투자자의 눈치를 보기 때문에 비용지출에 대해 보수적이고, 교육비는 비용으로 간주되므로 교육비에 인색해진다. 그러나, '매해 직원 절반이 그만두는 공급업체'를 과연 투자자들이 신뢰할 수 있을까? 미국인인 피터 카펠리 교수가 미국 경영계에 던지는 제안은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기업에 비용 항목을 세분하여 보고받는 것'이다. 즉, '카펫'에 돈을 많이 쓰고 있는 기업과 인재 영입과 양성에 돈을 쓰고 있는 기업을 구분해서 보라는 메시지다.   최근 리더들에게 요구되는 리더십을  한 마디로 요약하면  '구성원과 함께 방향성을 정립하고, 업무의 결과뿐 아니라 과정을 관리하는 것'이다. 이런 패러다임은 상당한 소통 역량을 필요로 한다. 특히 중간 리더들은 역대 샌드위치 중 가장 퍽퍽한 샌드위치가 되고 있다. 난감한 상황일 것이다. 위 선배로부터 받아 본 적 없는 ‘감정 관리’를 후배 직원들에게 해야하고 선배들이 해 준 적 없는 ‘친절한 설명’을 후배 직원들에게 해야한다. 후배들은 과거 관점에서 보면 좀 까다롭게 느껴지는 게 아니다. 그러면서 선배들이 요구하는 전통적인 역할과 성과 창출도 해야한다.   그러나 HR은 충분한 교육 시간과 예산을 확보하기 어렵다. '돈 쓰는 부서'라는 딱지가 부담스럽다. 구성원이 회사를 처음 접하는 순간부터 떠나는 순간까지의 모든 경험을 포괄하는 개념인 '직원 경험(Employee Experience)'이 중요한 화두로 떠올랐다. 2022년 전 세계의 직원들이 직장을 그만둔 이유 1위로 '경력 성장 및 승진 기회 부족'을 꼽았던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직원 경험의 중요한 요소인 학습과 경력 개발의 기회를 주는 것에 대한 관점은 바뀌어야 한다. 개인의 성장이 회사의 성장을 이끌도록 사람에 '투자'할 것인가? 여전히 직원 교육을 '비용'으로 바라보고 과거에 머물러 있을 것인가?    2023. 11. 16.     주현희  링크컨설팅㈜ 대표 국제인증 마스터퍼실리테이터 (CPF/M of IAF)  국제인증 소시오크라시 컨설턴트 (CSC of ISCB)  한국퍼실리테이터협회 인증전문 퍼실리테이터 (CPF of KFA)    
L사의 팀단위 조직개발 워크숍: 16개 부서, 16개의 이슈, 16번의 워크숍, 그 성공 요인 다섯 가지

23.06.22

  L사의 팀단위 조직개발 워크숍 전사 차원에서 도출한 조직문화 가이드라인을 내재화하기 위한 L사 담당자의 고민은 진지했고, 진정성이 느껴졌다. 먼저 조직문화 준수여부에 대한 전사 설문조사를 실시했고, 각 부서별로 구성원들이 느끼고 있는 바가 점수로 확인되었다. 하지만 낮은 점수를 받은 조직이 의무적으로 개선 워크숍에 참여하도록 하기보다, 각 조직에서 결과를 해석하고 조직의 리더가 자율적으로 신청하도록 했다.  가장 먼저 신청한 곳의 리더는 다른 조직과 비교하여 아주 나쁜 상황은 아니었지만 ‘조직문화에 나름 자부심이 있는데 보고문화 점수가 기대보다 좋지 않아서 바로 신청했다’고 했다. 리더가 의지가 있는 만큼 워크숍 준비과정에서 협조도 원활했고, 개선점도 명확했다. 어떤 조직은 보고문화가 문제라고 하여 들여다보니 결국 팀장의 리더십에 문제가 있었고, 팀장 스스로는 워크숍의 효과에 대한 기대가 없었지만 상위 리더의 권유로 신청하기도 하였다. 해당 팀장은 ‘문제가 있다는 것은 알겠는데, 어떻게 개선해야할지’ 막막한 상태에서 침통한 마음으로, 구성원들은 심리적 안전감이 바닥인 상태로 참여하기도 했다.  구성원 간 업무 공유가 원활하지 않아 공감대 부족 및 비효율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조직, 리더와 구성원 간의 경력 및 역량 차이로 인해 오해와 갈등을 겪는 조직, 자율근무나 재택근무에 대한 팀장의 부정적 시각으로 인해 구성원들이 눈치보는 조직 등 조직마다 이슈는 다양했다.  대부분 참석자들은 별 기대없이 참석했지만, 우리는 매회 최선을 다했다. 매번 쉬운 워크숍은 없었지만 나갈 때 참석자들은 ‘기대 이상으로 도움이 됐다’는 소감을 들려주었으며, 소문이 나서 이번에 신청하지 않은 조직들이 워크숍을 하게 해달라는 민원을 제기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16개 부서, 16개의 이슈, 16번의 워크숍, 그 성공 요인 다섯 가지  무엇보다 근본적인 것은 담당자의 열정과 진정성이었다고 생각한다. 담당자는 팀 단위 조직개발에 대해 정보를 수집하고 지금까지 해 보지 않았던 방식을 자신의 조직에 설득해야 했다. 우리를 전문가로 존중하고 섬세하게 협의해서 마침내 프로젝트가 성사되었다.  두 번째 성공 요인은 ‘서베이 결과 참조 + 자발적 선택권 부여’다. 서베이 결과 하위 팀에 ‘점수가 낮으니 워크숍에 참여하세요’라고 통보받는 경우와 비교했을 때, 서베이 결과에 대한 조직 스스로의 해석과 자발적 신청이라는 요소는 ‘리더의 의지’라는 강력한 도움요소를 발생시킨다.    세 번째 성공 요인은 고객사 담당자와 담당FT의 유연한 대응이라고 볼 수 있다. 링크컨설팅의 FT들은 매번 최선의 성과가 날 수 있도록 고민하다가 때로는 다소 까다로운 조치들을 요구하게 되었고 담당자는 최대한 존중하여 대응해 주었다.  네번째 요인도 있는데, 전사적 조직문화와 개선의지다. 때로, 조직문화가 경직되어 있는 곳에서는 전문 FT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아니라 ‘우린 이런 상황이니 맞춰서 해내라’는 식으로 결코 성공적일 수 없는 조건을 강요하기도 한다. 축구선수에게 슬리퍼를 주고 경기에서 이기라는 식이다. 조직문화 전문가를 앞에 두고 후진적인 조직문화를 그대로 드러내며 따라 주기를 강요하는 셈이다. 워크숍을 통해 L사 다양한 구성원들을 만나보니, 조직문화가 전반적으로 유연하고 전사적 개선 의지도 커 보였다.      조직문화, 회의 문화처럼 직무에서 한 발 떨어져 있는 무언가를 구성원 모두가 합심해 개선하는 일도 직무 개선처럼 접근해야 한다. 교육장에서 지식을 습득했다고 실무력이 갑자기 고도화되는 것이 아니고, 교육 후 현업으로 돌아와 선배들이 가르쳐주고 스스로 부딪치면서 즉, 많은 시간 노력하면서 전문인력으로 성장하는 것이다.  그러나 소통, 협업, 조직문화 같은 것들은 모두가 비전문가이면서도 한 두 번의 교육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교육으로 기본적인 지식과 방향을 알려주되, 잘 안 되는 부분이나 잘 따라오지 못하는 조직은 별도로 더 다루어 주어야 한다. 팀장들에게 교육 조금 시켜주고 조직관리를 잘 하라고 기대하기보다, 어려움을 겪는 팀에 도움을 주어야 한다.  그리고 그 작업은 탄탄한 조직개발 이론이 뒷받침되어 섬세하고 전문적이어야 한다. 따라서, 마지막 성공요인은 퍼실리테이터의 조직개발 전문성이다. 모든 퍼실리테이터는 조직개발에 일조할 수 있지만 모든 퍼실리테이터가 조직개발 전문가는 아니다.       팀 단위 조직개발에서 중요한 것은 점점 더 많은 기업들이 사내 퍼실리테이터를 양성함과 동시에 팀 단위 퍼실리테이션을 시도하고 있는 것은 조직문화 개선을 위해 바람직한 흐름이다. 단, ‘잘’ 해야 한다. 몇 년 전에 나온 책의 제목 ‘조직문화가 전략을 이긴다’는 표현처럼, 이제 구글이나 애플, 넷플릭스 같은 출중한 기업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탄탄한 조직문화의 중요성은 명백해졌다. 더 많은 조직들이 조직개발 퍼실리테이션으로 더 좋은 조직문화로 성공하기를 기원한다.       2023. 06. 22.     주현희  링크컨설팅㈜ 대표 국제인증 마스터퍼실리테이터 (CPF/M of IAF)  국제인증 소시오크라시 컨설턴트 (CSC of ISCB)  한국퍼실리테이터협회 인증전문 퍼실리테이터 (CPF of KFA)
발전적 피드백으로 성장을 지원하는 동료평가의 길

22.04.06

* 본 글은 HR isight 2022년 3월호에 기고한 글임을 알립니다. 지면 관계상 글을 쓸 때 참조했던 자료의 출처가 생략되었으나, 이 글에는 다시 실어 알립니다.    글로벌 기업뿐 아니라 국내 여러 기업에서도 최근 동료평가를 시행하고 있지만, 여전히 동료평가의 진정한 의미와 이를 통해 얻고자 하는 바를 명확히 하지 못해 오히려 부작용만 낳는 사례가 많다. 동료평가의 목적은 성과를 측정하는 것이 아니라 성장을 지원하는 데 있다. 소통의 장으로서 동료평가를 시행하기 위해 기업이 고려해야할 점을 알아보자.    동료 평가는 성과측정이 아니라 성장을 지원하는 소통의 장이 되어야 한다. 2013년 즈음, 미국 경영계를 중심으로 직원 간 순위를 매기는 상대평가가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다는 반성의 물결이 일었고, 마이크로소프트 등 발 빠른 곳들은 상대평가 폐지 대열에 합류했으며 2015년에는 상대평가의 원조 잭 웰치도 더 이상 상대평가 방식이 시대에 맞지 않음을 인정했다. 국내에서는 포스코가 가장 먼저 연말에 일괄적으로 진행하는 상대평가제도를 폐지하고 ‘상시 성과평가 제도’를 시행했다가 월 단위 평가에 대한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직원들의 민원에 따라 기존의 평가제도로 회귀한 이력이 있다.   상대평가에서 절대평가로, 리더의 일방적 평가에서 다면평가로 변화하는 과정에서 ‘동료평가’ 방식이 자연스럽게 대두됐다. 삼성전자는 2021년 말 ‘절대평가를 확대하고 동료평가를 도입’하겠다고 발표했고[1], 포스코는 최근 ‘협업포인트’제도를 신설하여 협업 활동을 인사평가에 반영하고 있으며 동료평가제도도 시행 중이다.[2]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넷플릭스 같은 해외 유명 기업뿐 아니라 카카오, 네이버, CJ, 삼성전기, 비바리퍼블리카(토스) 등 국내 유명 기업 및 잘 알려지지 않은 많은 기업들도 동료평가제도를 시행 중이다.     왜 동료평가를 하는가?   직장인 C는 자신의 최근 경험한 동료평가에 대해, “이 평가는 최악이며 회사에 대한 정이 떨어진다”고 소회하였다. C가 다니는 회사의 동료 평가제도를 요약해보면 이렇다. l  업무 동료 중 평가자 최소 8명 선정 (내 업무를 잘 아는 사람도 있고 모르는 사람도 있음) l  온라인에 익명으로 평가 대상자의 장점과 단점을 서술형으로 입력 l  결과를 대상자에게 통보 익명성, 그것은 차마 얼굴보고 못 할 말을 하게 해주기도 하지만 붙잡고 있는 이성의 끈을 놓고 못할 말을 하게 만들기도 한다.   C는 매일 얼굴보는 동료들이기에 ‘단점’을 최소한으로 살살 적었다고 했다. 다른 동료들도 그랬을 것이었다. 그러나 결과를 받아 본 후 “나는 동료들에게 비수를 맞은 느낌이었고 내가 적은 동료의 단점도 그들에게 비수가 되어 꽂혔을 것이었다”는 충격에 빠졌다.     무엇이 문제일까?   최근 조직관리 동향에 비추어 살펴보자. 2019년, 네덜란드의 자유사상가이자 기업가인 위르헌 아펄로는 그의 책 <매니지먼트 3.0>[3]에서 명령과 통제를 원리로 하는 과거의 관리 방식(이를 매니지먼트 1.0이라고 명명했다)에서 시대 변화를 반영하여 BSC(Balanced Score Card), TQM(Total Quality Management) 등 몇 가지 패치를 붙인 한 때의 유행(매니지먼트 2.0)을 지나, 현재는 복잡성 이론에 기반한 매니지먼트 3.0의 시대가 왔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여전히 기업들의 3.0의 탈을 쓴 2.0 심지어 1.0적 사고가 문제다. 즉, ‘관리와 통제’의 수단으로 ‘동료평가’를 이용하려고 한다.   2009년, 리더십 전문가 닐스 플레깅은 저서 <언리더십>[4]을 통해 통제에 의존하는 과거형 알파기업과 기존의 경영이론에서 벗어난 미래형 베타기업의 특징을 비교하였는데, 가장 인상깊은 점은 인사평가에 대한 관점이다. 알파기업이 “개인의 성과를 평가할 수 있고 인사고과는 필요한 것”이라고 보는 반면 베타기업의 경우 “개인의 성과는 평가할 수 없고 인사고과는 가부장시대의 유산”이라고 본다. 시대는 변해 가는데 많은 기업들은 아직 ‘개인’의 성과를 ‘평가’하려고 한다.      훨씬 전인 1970년대부터 또다른 네덜란드의 사상가이자 기업가인 제라드 엔덴뷔르흐[5]는 사회학의 창시자 오귀스트 콩트(1798-1857)의 ‘소시오크라시(sociocracy)’ 사상적 기반에 ‘사이버네틱스’라는 시스템사고 이론으로 주춧돌을 놓아 현대적인 ‘소시오크라시 자율경영 조직개발’ 이론을 집대성하였는데, 조직의 운영과 관리에 대한 새로운 접근을 보여주었다. 특히 업무 평가의 목적은 보상을 위한 등급 매기기가 아니라 오로지 개인과 조직의 성장을 목적으로 하는 ‘발전적인 피드백’이 되어야 함을 주장하면서 그 수행 프로세스를 상세하게 정립하였다. 소시오크라시 관점에서 현재 대부분 기업의 동료평가는 본질에 다가가지 못했다고 볼 수 있다.[6]   동료평가에 대한 더 좋은 접근방법     첫째는 평가의 목표를 바꾸는 것이다. 동료평가의 목표는 기능개선을 위한 ‘피드백’이어야 한다. 업무평가는 왜 하는가? 승진을 비롯한 보상을 하기 위해서인가? 그러한 보상은 왜 하는가? 결국 조직의 ‘성과’를 올리기 위한 것이다. 조직의 성과를 올리기 위해 지금까지 많은 기업들이 ‘개인 간의 경쟁’을 부추기는 손쉬운 평가 방식을 채택해 온 것 아닌가.[7]본말이 전도된 목표 아래서 평가주체를 ‘리더’에서 ‘동료’로 바꿈으로써 책임을 회피하려는 것 아닌가.   동료평가의 목표는 숫자로 매겨지는 성과가 아니라 개인과 조직의 ‘성장’이어야 한다. 개인과 조직의 성장과 개선을 목표로 하는 피드백 중심의 업무평가 제도가 되어야 하고, 이것이 자리잡기 위해서는 평가와 보상을 분리해야 한다. 가능할까 의구심이 들겠지만 발 빠른 기업들은 이미 시도하고 있다. 넷플릭스의 360도 평가는 보상으로 직접 연결되지 않는다.[8]삼성전자는 “역량평가”와 “역량진단”을 구분하고 진단 결과는 보상에 활용하지 않는 방식으로[9]작지만 의미있는 시도를 하고 있다. 비상교육은 2019년 ‘성장위원회’라는 인사평가 방식을 도입하면서 앞으로 평가와 보상을 분리할 것임을 공식화하였다.[10][11]   둘째, 자기조직화(self-organizing)에 기반해야 한다. 즉, 내 업무 수행 과정을 잘 아는 선후배 동료를 스스로 선택하여 피드백 받을 수 있게 해야 한다. 그렇게 하면 자신에게 유리한 평가를 할 수 있는 사람만 골라서 좋은 평가를 받으려고 할까 우려되는가? 그렇다면,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이 엉뚱한 평가를 하게 되는 것은 우려되지 않는가? 알파기업의 시각을 버리길 바란다.   셋째, 올바른 피드백 방법을 훈련하고 대면 피드백을 도입해야 한다. 나를 평가한 사람의 범위가 뻔한데, 비수 같은 한 마디가 과연 누구의 평가일지 서로를 의심하게 만들지 말자. 구성원간 신뢰를 단번에 깰 수 있는 것이 익명 비대면 평가다. 나에게 온 피드백이 구체적으로 무슨 의미인지 전달도 잘 안 된다. 기업들이 익명의 비대면 피드백 방법을 선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많은 사람들이 ‘피드백’하면, 공격적 혹은 비판적 평가 나아가 비난받는 모습을 떠올리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누군가에게 피드백을 해야 한다고 하면 잘 못한 점을 찾아 ‘지적’해야 할 것 같아 매우 불편한 마음을 갖게 된다. 즉 발전적인 피드백을 어떻게 하는지 방법을 잘 모르기 때문이다. 피드백을 주고받는 올바른 태도와 스킬에 대한 학습과 훈련이 선행되어야 한다.   그리고 공식적으로 이야기했을 때 내가 되려 비난받을 수 있다는 두려움이 깔려 있는데, 이는, 조직에 심리적 안전감이 결여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넷째는 심리적 안전감을 만드는 것이다. 사실상 넷째가 아니라 첫째로 중요하다. 내 말이 부메랑이 되어서 내 등에 꽂힐 것을 아는 한 영물인 우리 인간들은 절대 솔직하게 입을 열지 않을 것이다. 눈치를 보고 정치를 하며 어떻게든 살아남기 위해 꼼수를 쓰게 될 것이고 그것은 그 사람의 잘못이 아니라 조직문화와 시스템의 문제다. 이런 상태로는 그 어떤 좋은 제도도 왜곡되어 오히려 부작용이 생길 것이다.   심리적 안전감은 “괜찮아요. 무엇이든 편하게 말씀하세요”라는 말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내 언행에 대한 리더의 반응, 조직의 조치를 경험함으로써 만들어진다. 당신의 조직은 건설적인 피드백이 편안한 조직인가?       피드백 중심의 대면평가 하기     A사 상품기획팀 K는 입사 7년차다. 최근, 6개월이 소요된 중요한 프로젝트 하나를 막 마쳤다. 회사는 중요한 프로젝트를 마친 시점이나 자신이 판단하여 동료들의 피드백이 필요하다고 느낄 때 1년에 1~3회 평가회의를 개최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K는 자신이 한 업무과정을 잘 알고 있는 팀 동료, 선후배와 협업팀의 동료, 선후배 중 5명에게 평가회의에 평가위원으로 참여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리고, 이 회의를 노련하게 진행해 줄 동료에게 퍼실리테이터의 역할을 요청하는 것도 빠뜨리지 않았다. 보통 30분~40분 정도 소요되는 이 회의를 위해, K는 지난 6개월 간 자신의 주요 업무 내용을 평가위원들이 일목요연하게 파악할 수 있도록 업무평가서를 작성해 두었다. 업무 평가서는 K가 어떤 점에 무게를 두고 프로젝트에 임했는지, 개인적인 성취 목표와 함께 잘 되었던 점과 기대와 다르게 잘 되지 않았던 점, 마지막으로 앞으로 어떻게 개선하고 싶은지 동료들의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 등의 내용으로 총 A4 두 쪽 분량이 되었다. 평가회의는 아늑한 회의실에서 진행되었고, 위원들은 K의 자기평가 내용을 듣고 자신들의 의견도 피드백해 주었다. K가 미처 발견하지 못한 점을 찾아 칭찬해주거나 개선사항을 제시해 주었다. 동료들은 K가 자료를 수집해서 동료들과 잘 공유해주는 점이 따뜻하고 세심하게 느껴졌다는 피드백을 주었다. K는 동료들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질문 횟수를 줄이고 나름의 방법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편이었는데, 그 점이 오히려 업무 효율을 떨어뜨릴 수 있으니 앞으로는 업무가 너무 많이 진척되기 전에 조금만 미리 질문해주면 좋겠다는 피드백을 받은 점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K는 자신의 질문에 선후배 동료들이 바로 답하지 못하거나 묵뚝뚝하게 반응하는 것이 단지 바쁘기 때문이거나 서로 표현하는 방식이 다를 뿐, 다른 감정이 있어서가 아니라는 점을 확실하게 알게 되었다. K는 앞으로 동료들을 더 믿고 더 많이 상의하면서 일을 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이 사례를 읽고 당신은 어떤 생각이 드는가? 이것은 제라드 엔덴뷔르흐가 정립한 동료피드백 프로세스의 일부(후속 조치 생략)를 적용하여 필자가 재구성한 것이다. 실제로 비상교육의 새로운 인사평가제도 ‘밸류UP’은 이 프로세스를 적용하고 있다. ‘강남언니’로 알려진 ‘힐링페이퍼’는 CSS라는 동료피드백 제도를 가지고 있는데, 사내 모더레이터의 진행으로 이런 방식을 취하고 있다.[12]여전히 너무 이상적이라고 생각하는가? 민주주의도 처음에는 이상적이었고 현재의 기업문화도 과거에는 이상적이라고 평가되었다는 점을 환기하자. ‘토스’도 구설에 올랐던 ‘삼진아웃제’로를 폐지하고 ‘성과’가 아닌 ‘역량’ 관리를 목표로 하는 피드백제도로 전환하였다.[13]   만약, 전사적인 인사평가제도를 바꾸기 어려운 경우   우리 팀만이라도 해 볼 수 있는 일이 있다. SK네트웍스의 구매팀은 SK그룹 차원에서 추진 중인 “일하는 방식 혁신”의 일환으로 진행했던 ‘팀 단위’ 지원 프로그램 덕분에 팀 조직문화에 극적인 전환을 가져올 수 있었다. 전문가의 코칭과 컨설팅에 잘 따라준 결과 구매팀은 매우 높은 심리적 안전감을 갖춘 학습조직으로 재탄생했다. 그 끝에는 드디어 ‘동료피드백’이 기다리고 있었는데, 처음에는 걱정했던 구성원들도 방법과 프로세스를 배우자 스스로 ‘성장통(通)’이라는 팀 만의 동료피드백 제도를 만들게 되었다. 전사적인 인사평가와 상관없이 서로의 발전을 위한 기회로 삼고 있다. 이 팀의 성장은 ‘현재진행형’이다.      마지막으로 우리 조직 상황에 맞는 업무평가제도를 천천히 만들어 가기 바란다. 힐링페이퍼는 ‘극도의 솔직함’을 권장한다. 생각해보자. 심리적 안전감이 없는 조직에서 힐링페이퍼를 따라 구성원들에게 ‘솔직하게 피드백하라’고 하면 어떻게 되겠는가? 먼저 서로 피드백을 주고받을 수 있는 조직문화부터 구축하자. 당신의 조직에 동료평가를 도입하라는 말이 아니다. 동료평가 도입을 고려 중이거나 도입 중인 조직에 드리는 조언이다. 당신의 조직이 동료평가를 도입하려 하는가? 그렇다면 그것으로 얻으려는 것은 무엇인가?       주현희 링크컨설팅㈜ 대표 국제인증 소시오크라시컨설턴트(CSC) 국제인증 마스터퍼실리테이터(CPF)   [1]뉴데일리경제, “삼성전자, 인사제도 개편… 절대평가 확대-동료평가제 도입”, https://biz.newdaily.co.kr/site/data/html/2021/11/16/2021111600205.html [2]월간 인재경영, “포스코 HR의 2021년 주요 추진실적 및 2022년 계획”, http://www.abouthr.co.kr/news/articleView.html?idxno=5058 [3]위르헌 아펄로 지음, 조승빈 옮김, 《매니지먼트 3.0》, 2019.1.2, 에이콘출판 [4]닐스 플레깅 지음, 박규호 옮김, 유필화 감수, 《매니지먼트 3.0》, 2011.11.1, 흐름출판 [5] Gerard Endenburg(1933- ), 자신의 회사 엔덴뷔르흐전기에 소시오크라시 원리를 적용하며 현재의 소시오크라시 이론을 집대성하였다. 은퇴 후 대학에서 소시오크라시를 가르쳤다. [6]존 벅, 샤론 빌린스 지음, 이종훈 옮김, 주현희 감수, 《소시오크라시-자율경영시대의 조직개발》, 2019.10.22, 한국NVC출판사 [7] “동료평가 함부로 하지 마세요”, 링크컨설팅 브런치, https://brunch.co.kr/@liink/60에서 재인용 [8] HR인사이트 2020년 5월호, “글로벌 기업들이 동료평가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방법”, 박조현 [9]블로그(Entrepreneur), “HR제도② 삼성전자의 표준체류연한 폐지, 절대평가 확대, 동료평가 도입 등 인사제도 개편 추진”, https://blog.naver.com/seyuloh/222573260358 [10] HR인사이트 2020년 7월호, “비상교육_직원 성장이 곧 조직의 성장, 밸류업을 이루다, 정은혜 [11]최윤희(비상교육 CP) 브런치, “평가제도의 다른 이름 밸류업”, https://brunch.co.kr/@choi-uni/2 [12] HR인사이트 2021년 2월호, “잘 나가는 ‘강남언니’의 동료피드백 원칙은?”, 김윤혁 [13] Tossfeed, 2021년 10월 19일, “토스, “워라밸 높이고, 업계 최고대우는 강화””    
온라인 퍼실리테이션, 참여를 이끌어 내는 방법

20.11.13

참석하였으나 참여하지 않는 참석자, 무엇이 문제일까요?   온라인에 접속은 하였으나 참여하지 않는 참석자, 무엇이 문제일까요?   ‘코로나 이전 시대는 잊으라’는 메시지가 강한 공감을 불러일으킬 만큼 코로나19로 우리의 업무환경 뿐 아니라 강의, 워크숍 환경도 강제적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상황만 고려한다면 현재 수준으로 코로나가 잘 관리될 경우, 오프라인 모임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을 것입니다. 오프라인 소통 효과가 가장 강력하기 때문에 할 수 있는 한 오프라인 소통은 지속될 것입니다. 그러나 언제든 우리는 온라인 환경으로 피신해야 합니다. 이럴 바에는 고민하지 말고 온라인으로 모든 것을 전환하자는 사람들도 있을 것입니다.     문제는 ‘효과’입니다. 제대로 전달되느냐, 제대로 소통이 되느냐가 관건입니다.   교육이나 워크숍에 참석하였으나 참여하지 않는 참석자, 무엇이 문제일까요? 참석자가 문제일까요? 온라인 교육이나 워크숍에 접속은 하였으나 참여하지 않는 참석자, 무엇이 문제일까요? 온라인에서 참여를 이끌어내는 것이 오프라인에서보다 훨씬 어려운 점을 감안하더라도,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전제조건은 같습니다.   "목적과 목표에 맞는 참석자가 초대되었느냐"는 것입니다. "동기부여"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맞는 참석자가 초대되었다면 '동기부여'가 그 다음 할 일입니다. 이 전제조건이 해결되었다면, 이제 적합한 프로세스와 참여 도구들이 제 힘을 발휘할 것입니다. 온라인이라면 이에 맞는 프로세스와 화상회의 도구, 그리고 구글독스, 미로, 뮤랄, 비캔버스, 마림바 같은 협업 도구가 필요합니다. (현재는 #마림바 추천. 많이 좋아졌네요! 링크컨설팅은 퍼실리테이션 관점에서 마림바 개발부서에 지속적으로 피드백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마림바가 온라인 퍼실리테이션 전용으로 개발되는 것은 아니지만 다른 도구들보다 적극적으로 퍼실리테이션 관점도 고민하고 있는 만큼 퍼실리테이터들에게 좋은 도구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적합한 프로세스와 참여도구"까지 준비가 되었다면, 이제 '현장 진행'의 문제가 남습니다. 온라인이라면 오프라인 같은 '현장감'을 얼마나/어떻게 줄 것이냐의 문제로 환원되겠지요. 이것은 온라인 협업도구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상호작용을 더 많이 일어나게 할 수 있는 조건에 초점을 맞춰보세요.   저는 온라인에서 상호작용을 더 많이 일어나게 하기 위한 첫 번째 조건이 ‘각자 독방에서 접속’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소통을 막는 ‘뮤트(음소거)’를 풀고 오프라인처럼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어느 새 온라인 화상회의에 익숙해진 많은 사람들이 접속만 했다 하면 자동으로 ‘음소거’ 버튼을 누릅니다. 그것이 예의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뮤트를 사용할 수밖에 없는 이유 생각해보면 답이 나옵니다. 뮤트 때문에 소통이 어려운데 그걸 참고 있기보다, 뮤트를 사용하지 않아도 되는 환경을 구축하는 데 힘을 써 보세요.   그리고, 각자의 접속 장비를 철저하게 점검하세요. 마커펜과 플립차트 없는 퍼실리테이션 워크숍을 상상할 수 있나요?온라인 워크숍에서 적합한 접속장비(노트북 또는 마이크,이어폰,카메라 장착된 PC)는 필수입니다. 어쩔 수 없을 때 휴대폰으로 접속은 할 수 있겠지만 효과적으로 ‘참여’하기 매우 어렵습니다.   세번 째, 온라인이라서 집에서 접속한다는 이유로 화면을 꺼 두도록 해서는 안 됩니다. 소통의 대부분은 시각적으로 일어납니다. 메라비언의 법칙이 옳다면, 우리의 소통에서 비언어 메시지가 차지하는 비율은 약 93%나 됩니다. 비언어 메시지 중에서 50% 이상 차지하는 것이 우리의 표정과 몸짓 같은 시각 정보입니다. 참석자 편의를 배려한다는 이유로 화면을 꺼두도록 허용하지 마세요. 그리고는 ‘적극적으로 참여하라’고 하지 마세요. 그것은 어린 아이 앞에 초콜릿을 놓고 ‘먹지마라’고 하는 것과 같습니다.   출근하는 것처럼, 최소한의 환경을 갖추고 반드시 화면을 켜고 접속하도록 안내하세요.   당신이 퍼실리테이터라면, 이제 마직막으로 할 일은 ‘현장감’을 주는 프로세스 설계와 진행입니다. 오프라인처럼 편안하고 스스럼없이 소통하게 할 프로세스, 그리고 진행력이 필요합니다. 현장감 있는 진행을 위해서는 온라인 역시 규모를 제한해야 합니다. 오프라인과 같은 수의 참석자라면 더 많은 운영 인력이 필요합니다. 물론 참석자의 밀도있고 적극적인 ‘참여’가 필수가 아니라면 대규모로 한 번에 진행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목표로 하는 그룹 소통과 토의, 의사결정을 위한 온라인 워크숍은 오프라인 환경보다 더 까다로운 조건과 환경이 필요하다는 점을 각 기관 교육 담당자들도 이해하기 바랍니다.     11월 링크컨설팅의 ‘FT아일랜드’ 세미나에서는 다양한 도구 체험과 함께 온라인이지만 오프라인 같은 적극적 참여의 경험을 세미나 참가자 여러분들과 나누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온라인에서 어떻게 참여를 이끌어낼지 고민하고 있었고, 세미나를 통해 접해보니 오프라인 워크숍보다 정말 세심하고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점을 실감했을 것입니다. 그렇게 떠오른 단어 중 하나가 ‘장인정신’이었는데, 그 만큼 한 땀 한 땀 온라인 환경을 준비해야 한다는 점을 반증하는 것이겠지요. 처음엔 더더욱 어렵고 번거롭고 머리가 아플 정도로 힘들 것입니다. 그러나 곧 익숙해질 것입니다.   도구에 집중하지 말고, 어떻게 참여를 이끌어낼지에 집중하세요.     2020. 11. 11. 주현희 링크컨설팅 대표 국제인증 마스터퍼실리테이터 (CPF/M) 국제인증 소시오크라시 조직개발 컨설턴트 (CSC) 한국퍼실리테이터협회 CPF   #온라인워크숍은각자독방에서 #온라인환경도금세익숙해집니다 #참석자배려하겠다고_절대_화면을꺼두어도좋다고_말하지마세요 #그렇잖아도상호작용할요소가턱없이부족한데화면을꺼두다니요! 
동기부여에 관한 오래된 오해 - 윙크레터 #3

20.10.21

- 윙크레터 입니다 -     퍼실리테이션 전문사 링크컨설팅의 뉴스레터 #03                                       ORID, 깊이 있는 대화의 기술   주제에 집중하고 깊이 탐색하는 그룹 대화는 어떻게 만들어질까요? 어떤 문제에 직면하여 깊이 고민해 본 적이 있을 겁니다. 그때, 어떻게 생각을 정리해 나갔나요? 나에게 당면한 문제가 중요한 문제일수록 우리는 평소와 달리 '제대로' 고민하게 됩니다. 학자들은 인간이 어떤 상황(문제, 정보)을 인식하고 의사결정을 내릴 때까지 사고가 전개되는 과정을 연구하여 4단계(지각-반응-해석-결정)로 설명하였습니다. 그것은 '그래야 한다'고 개발한 것이 아니라 인간의 그러한 속성을 '발견'한 것입니다. 원튼 원치 않튼 우리의 사고가 4단계를 따르게 되어 있다는 말입니다.   4단계 사고의 흐름을 대화기법을 발전시킨 사람도 있습니다. 그리고 퍼실리테이터들은 이를 이용하여 그룹이 통찰력 있는 대화를 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이 대화 방법은...    더 읽어보기     글 에디터 D 퍼실리테이터로 일하며 수백건의 워크숍을 경험한 후, 현재는 책을 만드는 에디터이자 마케터로 일하고 있다. 조직의 문화와 리더에 주목하는 편이다. Systems thinking 입문서 <생각의 미래>(지식노마드. 2016)를 공동 번역하기도 했다.        윙크레터 구독하기
퍼실리테이션, 결국 사람

20.10.16

K사 퍼실리테이션 강의 중, DISC 행동유형 이론에 대한 언급이 길어졌던 사례로 이야기를 풀어가보려 합니다.   주로 이공계 석/박사들로 이루어진 K사 연구소의 교육 기획 담당자는 "분석적인 고학력 참석자들이라 교육준비를 단단히 해야 한다"는 걱정을 앞세웠습니다. 사람의 행동유형 이론을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분석적"이라는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감이 올 것입니다. 정확한 근거(자료) 없이는 작은 것 하나 웬만해서 그냥 넘어가는 법이 없다는 말입니다.  일과 개인 삶의 균형보다는 일 중심의 행동양식을 바탕으로 경제발전을 이룬 우리나라의 대기업에는 몇몇 특정 부서를 제외하면 분석형이나 저돌적인 주도형들이 많습니다. 특히 분석형들은 대체로 타인이나 스스로의 감정에 대해 무디고 만사를 정량적 논리와 근거로 이해하려는 성향을 보입니다. 이 고정관념을 깨야 사람과 사람 사이의 소통을 돕는 퍼실리테이션의 가치를 전달할 수 있을 터였습니다. 참석자의 창의력과 잠재력의 발현을 촉진해주는 퍼실리테이션은 머리 못지 않게 가슴으로 이해해야 할 때가 많습니다. 다양한 상황에서 보이는 마음의 변화, 한 순간도 같은 모습으로 머물지 않는 아메바처럼 끊임없이 변하는 마음을 납득할 수 있어야 진정한 촉진자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브레인스토밍이니, 원더링 플립차트니 하는 회의 기법은 그 다음 문제입니다. 교육 첫날, 예상대로 몇몇 참석자들이 다소 꼿꼿하고 냉소적인 표정을 보였습니다. 반면 몇몇 참석자로부터 "공감하는 방법을 알고 싶다"는 기대사항이 나왔는데, 이는 가슴보다 머리가 발달한 누군가가 부족함을 채우고자 하는 간절한 바람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습니다. 이틀 교육과정 동안 그 기대사항을 놓치지 않고 각 모듈마다 어떻게 공감하고 마음으로부터 참여욕구를 이끌어낼 것인지를 설명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참석자는 50대 후반으로 보이는 두 부장님이었는데요. 대부분이 30대 중심의 젊은 분들이었기 때문에 이 두 분이 유독 눈에 띄었습니다. 이들의 DISC 유형은 깐깐하면서도 저돌적인, 웬만해서 제어할 수 없는 DC형이었는데, 결국 조직을 이끌고 조직원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내는 것은 논리와 명령이 아니라는 것을 뼈아픈 경험으로부터 배운 후, 용기를 내어 젊은 후배들 사이에서 낯선 "퍼실리테이터 양성과정"을 수강하기로 결심하고 자발적으로 입과한 것이었습니다.  "저 두 분이 제 발로 이 방에 들어왔을 때는 분명히 사연이 있을 것입니다"라는 저의 말에, 과거에는 "바늘로 찔러도 피 한 방울 안 흘렸을 것 같은" 한 분은 눈시울을 적시었고, 후배 참석자들도 새삼 숙연해졌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두 분은 누구보다 열심히 교육과정에 참여했고 마지막엔 "퍼실리테이션이 무엇인지, 스킬 이전에 철학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마음을 알아주고 함께 함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다시 한번 절감했다"는 진심 어린 소감을 발표해주었습니다.  자동화,  인공지능 기술의 발달과 함께 그 어느 때보다 '인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것 같습니다. 빅데이터로 인간의 행동패턴과 숨겨진 심리를 분석하고 그것을 산업 전반에 활용하려는 시도가 전방위적으로 확산하고 있습니다. 퍼실리테이터에게 빅데이터에 기반한 심리분석 역량이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데이터가 없어도 당장 내 눈앞에 있는 참석자의 입장을 공감하고 대처할 수 있는 암묵지가 필요합니다.  아주대학교 인지심리학 김경일 교수가 한 강연에서 청중들에게 이렇게 물어봅니다.  "미국의 수도가 어디인지 아세요?"  청중들의 답변이 금방 나옵니다. "네~" 그리고 다시 묻습니다.  "기니비소의 수도가 어디인지 아세요?" 역시 청중들의 답변이 금방 나옵니다. "아니요~" 그리고 설명을 덧붙입니다. 컴퓨터라면 '아니요'라는 답변을 하기 위해 가지고 있는 정보를 싹 점검(scan)할 시간이 필요했을 것이고 그렇게 빨리 직관적으로 답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이것이 컴퓨터와 사람의 차이입니다. 0과 1로 '계산'을 해야하는 컴퓨터와 종합적이고 직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사람은 접근 방식이 다릅니다.  그룹 의사소통을 더 잘 돕고 싶으신가요? 논리력은 문제가 없는데 사람의 마음, 행동 경향에 대해 익숙하지 않다면, 매우 분석적이고 사람보다는 일 중심적인 사고에 익숙한 분이라면, 우선 책과 강연을 통해 학습을 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사람들과 부딛치고 대화하는 과정에서 눈으로, 입으로, 손으로, 발로 즉, 행하면서 익히시기 바랍니다. 컴퓨터의 방식이 아니라 사람의 방식으로 익히시기 바랍니다. 결국 회사의 일도 '사람'이 하는 것입니다.  물론, 사람은 잘 아는데 논리력이 부족하다면 이제부터 머리를 쓰셔야 합니다. "시스템 사고"가 되어야 합니다. 논리력 없이 그룹이 겪는 어려움을 마음만으로 해결할 수는 없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격언으로 글을 맺습니다.  "최악의 과학자는 예술가가 아닌 과학자이며, 최악의 예술가는 과학자가 아닌 예술가이다." - 아르망 트루소(물리학자), "생각의 탄생"(에코의서재 출판)에서 재인용 - 주현희 링크컨설팅 대표 국제공인 퍼실리테이터 CPF of IAF 한국퍼실리테이터협회 홍보위원장 '소통을 디자인하는 리터 퍼실리테이터' 공저 www.liink.co.kr
수평적 조직에 소프트 스킬 추가요! - 윙크레터 #2

20.10.15

- 윙크레터 입니다 -     퍼실리테이션 전문사 링크컨설팅의 뉴스레터 #02   윙크레터 구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지난 8월, 첫번째 윙크레터를 보내드렸을 때는 여름 휴가 시즌이 다가올 때였는데요. 어느덧 이 여름이 끝을 향해 가고 있습니다. 요며칠 유난히 벌레가 많이 보여 성가시기도 하고, '아 이번 여름에도 일만 했구나' 하며 아쉬움이 남는 분도 있을 겁니다. 게다가 코로나 19 바이러스가 다시 확산되며 불안함도 감도는데요. 어떤 의미의 여름을 보내고 계신가요?  작년 이 맘 때와 비교해 이번 여름은 어땠나요? 안전을 강조하는 것이 일상이 되었지요. 직장에서는 유연근무, 재택근무 도입으로 동료들과 대면하는 시간이 절반 이상 줄어든 곳도 많습니다. 급변한 환경에 여러분들은 어떻게 대처하고 있나요? 그리고 여러분 조직의 관리자들은 어떤 방식으로 여러분들과 소통하고 있나요? 두번째 윙크레터의 메인 콘텐츠는 바로 '소프트 스킬'입니다. 수평적인 조직이라면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도 유연하게 대처하고 있을텐데요. 하지만 많은 관리자들은 어려움을 토로합니다. 자율이 강조되는 수평 조직에서 관리에 대한 어려움 말이죠. 자율이 강조되는 수평 조직의 관리자는 어떤 역량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세요? 윙크레터가 함께 고민합니다.  윙크레터 : 날개 윙 + 링크컨설팅 크  윙크하세요. 직장 생활에 날개를 달아주는 뉴스레터입니다.  매달 첫째주 수요일 오후 2시, 여러분께 날아갑니다.      여기요! 수평적 조직에 소프트 스킬 추가요!       관리자들이 특히 어려워하는 점은 새로운 세대와 소통하는 것을 넘어, 그들을 잘 관리하여 성과를 올려야 하기 때문일 것이다. 수평적인 조직 문화를 갖춘 조직에서는 ‘자율’이 강조된다. 이런 경우 두드러지는 부작용은, 관리가 필요 없다는 생각과 관리를 부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오해이다.  이런 오해는 조직 구조와 조직 문화를 혼동하는 사람들에게서, 그리고 조직 구성원들의 권한과 책임이 명확하지 않거나 불균형을 이루는 조직에서 더 널리 퍼져 있다. 하지만 수평적인 조직에서도 관리자가 필요한 이유는 명확하다. 직급이 없거나 간소화된 조직에도 엄연히 각 구성원마다 권한과 책임이 다르기 때문이다. 오히려 ‘자율’을 강조하는 수평 조직이야말로 관리자의 역량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왜 수평 조직에서 관리자의 역량이 더욱 중요해졌는지, 그렇다면 관리자의 역량 중에 어떤 것이 더 발현되어야 하는지 살펴보자.   피할 수 없는, 수평적 조직으로의 변화          [1]"유연근무제가 정착하려면 조직문화가 수평적으로 바뀌어야 한다""대면하지 않아도 객관적으로 업무결과를 시스템에 올려 평가하고 성과에 보상하는 시스템이 마련돼야 (유연근무제 정착이) 가능해 질 것"    정성욱 기자. <(포스트 코로나-일터도 체질개선④)뉴노멀 일터, 가이드라인을 제언한다>. 2020.05.11. 뉴스토마토. 관리자의 역량이 중요하지 않았던 때와 장소를 아는가?  조직에서 관리자의 역량이 중요하지 않았던 때는 역사를 통틀어 한 번도 없지만, 관리의 방식은 참 많이 변해왔다. 이다.    인간이 만든 조직에서만 관리자의 역량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 아프리카 케냐 지역에 서식하고 있는 사바나개코원숭이 무리의 사례는 수평적 조직의 리더나 관리자라면 참고할 만하다.  이은희 과학칼럼니스트는 <동물의 리더십>에서 젊고 혈기왕성한 수컷이 자신의 힘을 믿고 난폭하게 행동하는 순간 무리 전체가 그를 고립시킨다고 설명했다. (조직의 관리자가 가끔 난폭해질 때가 있다면, 사바나개코원숭이를 떠올려보자. 마음을 가라앉히는 데 조금 도움이 될 것이다.)  [2]<동물의 리더십>  수평적 조직 관리자에게 꼭 필요한 소프트 스킬    중요한 건 리더가 어떤 형태의 리더십을 갖고 있느냐가 아니라, 그 리더십의 영향을 받는 구성원이 어떤 사람이냐는 것이다. 리더십을 받아들이는 조직 구성원이 더 중요하다는 말은, 관리자의 관리 역량이 더욱 더 세심해져야 한다는 의미이다. 2009년부터 2018년까지 세계 최대 컨설팅업체 맥킨지앤컴퍼니(McKinsey & Company) 회장을 세 차례나 연임한 도미니크 바튼 전 회장은 앞으로 조직에서는"내가 뭘 아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팀워크를 발휘하고 사고하는 능력”  이라 불렀다.  [3]         '유감스럽게도 소프트 스킬은 간결하고 명확하게 이메일을 작성하는 능력부터 본능적으로 보디랭귀지를 읽는 능력까지 다양한 능력이 포괄될 수 있는 아주 모호한 개념' 이라고 했다. 조직의 관리자라면 이런 모호함을 좁혀보자. 일을 하면서 맞닥뜨릴 수 있는 몇 가지 대표적인 상황에서 자신이 갖고 있는 소프트 스킬을 최대한 발휘해 보는 것이 어떨까? 많은 사람들이 이제는 수평적인 조직에서 일하는 것을, 꿈만 꾸는 것이 아니라 실천할 수 있는 시대라고 말한다. 그리고 이전과 다른 인간 중심적이고 더욱 섬세한 관리역량이 요구되고 있다. 자주하는 업무 회의나 중요한 의사결정이 필요한 정책 회의에서 조직의 커뮤니케이션을 보다 원활하게 만들어보자. 구성원들의 조직에 대한 아쉬움을 기대로 바꿔, 수평적 조직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킬 수 있을 것이다.    [4] Minda Zetlin. . 2019. 07. 25. CIOKOREA.        수평적이고 자율적인 조직 만들기   요즘 한참, 수평적이고 자율적인 조직 또는 민첩한 조직 이야기가 경영계에 화두가 되고 있습니다. 저는 운 좋게도 일찍이 수평적이고 자율적인 조직에서 성장하였습니다. 그러한 조직에서 신나게 맘껏 일했던 기억, 그 조직의 성장과 쇠락의 경험을 가지고 있는 전문 퍼실리테이터로서 최근 이러한 흐름에 대해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이 있습니다. 우선 '소시오크라시'라는 개념을 소개합니다. 2014년 봄, 영국 스코틀랜드, 그중에도 북쪽 끄트머리 작은 마을 핀드혼(Findhorn)에서 처음 소시오크라시와 조우하게 되었습니다...    더 읽어보기     글 에디터 D 퍼실리테이터로 일하며 수백건의 워크숍을 경험한 후, 현재는 책을 만드는 에디터이자 마케터로 일하고 있다. 조직의 문화와 리더에 주목하는 편이다. Systems thinking 입문서 <생각의 미래>(지식노마드. 2016)를 공동 번역하기도 했다.        윙크레터 구독하기
수평적 조직문화의 기쁨과 슬픔 - 윙크레터 #1

20.09.22

r 윙크레터       여름 휴가 시즌이 다가왔습니다. 코로나 19로 먼 곳으로 떠나기는 어려운 상황이지만, 많은 분들이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기 위해 호캉스나 안전한 여행지를 찾아 떠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안전함을 찾아 떠나는 건 여행 뿐만이 아닙니다. 바로 '안전한 직장'을 찾아 2020년의 직장인들은 끊임없이 이동하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은 안전한 곳에서 일하고 있나요? 여러분이 속해 있는 조직을 안전하게 만드는 건 어떤 요인 때문일까요? 첫번째 윙크레터의 메인 콘텐츠는 바로 '수평적 조직문화'입니다. '더 잘 일하기 위해' '나와 조직의 안전함'을 위해 기업의 리더뿐만 아니라, 신입사원까지 고민하고 있는 주제이기도 합니다. 여러분에게 수평적 조직문화란 어떤 의미인가요? 윙크레터가 함께 고민합니다.  윙크레터 : 날개 윙 + 링크컨설팅 크  윙크하세요. 직장 생활에 날개를 달아주는 뉴스레터입니다.  매달 첫째주 수요일 오후 2시, 여러분께 날아갑니다.      수평적 조직문화의 기쁨과 슬픔     “그럼, 제니퍼부터 해볼까?” 장류진 소설가의 <일의 기쁨과 슬픔>의 첫 문장이다. 판교 테크노벨리에서 벌어지는 이야기가 실제 직장에서 일어나는 일과 너무 닮아서, 무려 40만이 넘는 독자들이 출판사 홈페이지로 접속해 이 소설을 읽었다. 스타트업에서 일하고 있는 직장인들에게 이슈가 되었던 건 바로, 주인공 안나의 회사 대표 앤드류가 수평문화를 본인 입맛에 맞게 도입하려고 하는 점 때문이 아닐까.참고로 앤드류는 스크럼 미팅을 1시간 가까이 짜기도 하고, 직원들이 자신에게 ‘저번에 데이빗께서 요청하신’과 같은 표현을 쓰면 좋아하는 인물이다.      작년 3월 8일에 방영된 JTBC 예능 프로그램 ‘해볼라고’에서 K사를 방문한 양세형과 손담비가 생전 처음 스크럼에 참여하며 어리둥절해하고 있다.  팀장이 가장 늦게 와서 가장 먼저 업무 보고를 하는 중이다. (출처 : 네이버TV '해볼라고')       안나는 이런 문화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소설 속 인물도 스트레스를 받는, 뭔가 많이 부족한 수평문화. 즉, 수평적인 조직문화에 대해선 현실에서도 말들이 많다. 여러분들은 ‘자유로운 호칭을 사용’하기 때문에 ‘수평적 조직 문화’를 갖추고 있으니, ‘우리 회사에 당장 지원’하라는 채용 공고를 공고를 보면 어떤 생각이 드는가? 지금 썩소를 지었거나,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면 이 글을 좀 더 읽어도 좋다.  도대체 수평적 조직문화란 무엇일까?  실제로 많은 직장인들이 수평적 조직문화가 더 잘 갖추어 지기를 바라고 있다. 특히 기업문화 담당자, 인사&교육 담당자나 애자일 조직에 속해 있다면, 팀을 더 낫게 만들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을 것이다. 아마 여러분들은 수평적 조직문화란 무엇인지, 어떻게 하면 그런 문화를 만들 수 있는지 알고 있겠지만, 그 전에 실제로 직장인들이 자기 조직의 문화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살펴보자.  2018년 대한상공회의소와 맥킨지에서 국내 주요 기업 8개사(대기업 2개사, 중견기업 3개사, 스타트업 2개사) 직장인 2,000여 명을 대상으로 기업문화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다. 1차 조사를 했던 2년 전에 비해 '기업문화 개선 효과를 체감했느냐'는 질문이었다. 그 결과, 응답자 중 59.8%가 '일부 변화는 있으나 개선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답했고, '이벤트성일 뿐 전혀 효과가 없다'는 응답은 28%에 달했다. 또한 작년 10월, 한경비즈니스에서 20~50대 직장인 400명에게 조직 문화에 변화가 필요한지 물었을 때는, 놀랍게도 응답자 중 93.5%가 '필요하다(필요 59%, 매우 필요 34,5%)'고 답하기도 했다.        한경비즈니스 ‘기업 조직 문화 혁신 인식 조사’ 세부항목에 응답 결과     이처럼 조직 문화를 개선하는 일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어려운 일이다. 오히려 단숨에 수평적 조직문화를 갖추려고 시도하다가, 디테일을 놓쳐 <일의 기쁨과 슬픔>에서처럼 우리 조직에서도 수많은 안나와 데이빗님을 탄생시킬 우려가 있다. 이렇게 모두가 중요하다고 하기 때문에 우리도 서둘러 수평적 조직문화를 외치다 보면, 이 말이 밀레니얼 세대들이 취업 지원할 때 반드시 거른다는 ‘가족 같은 분위기’처럼 되지 않을까? 수평적 조직문화는 여전히 강조되고 있다 매경이코노미에서 지난 6월 발행된 <재계 조직관리 신 트렌드 7선>에 따르면, 기업들은 요즘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조직관리 방안을 찾느라 골몰하고 있다. 많은 이들이 주목하는 것은 언택트 문화가 강조되는 와중에도 수평적 조직문화의 중요성은 더 커졌다는 것이다. 수평적 조직문화를 강화하기 위해 SK텔레콤은 2030 직원에게 평가를 듣는 '주니어 보드' 제도를 신설[1]했고, 카카오는 전사 미팅 자리인 'T500[2]' '오픈톡'에서 자유롭게 의견을 나눌 수 있도록 기회를 주고 있다. [1]조수영 기자. <역 멘토링에 '2030 주니어보드'까지…이동통신사는 MZ세대 '열공중'>. 한국경제. 2020.07.02. [2]김유정 기자. <10년 만에 100만 배 성장한 카카오>. 이코노미조선. 2020.05.04.     매경이코노미. <재계 조직관리 신 트렌드 7선>. 2020.06.22      기쁨과 슬픔은 디테일에 있다 디테일에는 악마도 있지만, 기쁨과 슬픔도 있다. 국내 대기업 중 수직적 문화로 유명한 H사의 L대리는 필자와 얘기 중에 자신이 속한 조직에 대해 이렇게 얘기한 적이 있다. “회사는 너무 싫은데, 우리 팀 사람들이 참 좋아. 우리도 평등하게 다 같이 고생하고 있으니까 수평적 조직문화라고 할 수 있지(ㅠㅠ)” 일하면서 매일 보는 사람들이 좋다는 건 직원을 버티게 하는 큰 힘이 되는 것이다. 수평적 조직 문화가 어느 정도 갖춰진 기업의 조직문화 담당자라면 버티게 하는 정도가 아니라, 평등하게 다 같이 고생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직원 스스로 민첩하고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을 것이다. 작은 변화를 지속적으로 시도하는 것은 참 고달픈 일이 될 수 있다. 눈에 잘 띄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때로는 성공 확률이 아주 낮은 한 방의 유혹에 빠지기도 한다. 하지만 조직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해왔다면, 수평적 조직문화의 기쁨과 슬픔은 디테일에 있다는 것에 동의할 수 있을 것이다. 지속가능한 작은 변화를 위해 우선 팀 단위에서부터 변화를 시도해보는 건 어떨까? 실제로 수평적인 조직 문화를 갖췄다고 평가받는 S사, K사 등이 ‘팀 단위 조직 개발’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전사 조직문화 혁신’이라는 거대한 목표보다, 조직 내 하나의 팀이 성과를 내는 좋은 과정을 가진다면, 그 영향력은 단순히 한 가지 좋은 사례를 넘어설 수 있다. 시스템 사고(systems thinking)에서는 이를 ‘각각의 합은 총 합보다 더 클 수도 있다’고 표현하고 있다. 수평적인 조직문화가 언제 기쁨이 되고 슬픔이 되는지, 팀단위로 섬세하게 시도해보며 조직 전반으로 확산해보는 것이 어떨까?조직 구조가 점점 비정형화 되어가고 있고, 복잡성(complexity)에 대응해야 할 필요가 있는 이 때, 수평적 조직문화의 슬픔보다 기쁨을 더 누릴 수 있기를 바란다.   수평적 조직문화 아티클 톺아보기   1. HR Insight. <직급체계 개편하면 수평적 조직문화 가능할까?> 2. DBR.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No! 퇴사한다! 밀레니얼이 꿈꾸는 '꼰대'없는 수평 조직> 3. 자비스앤빌런즈. <수평적 조직 문화, 우리 회사도 해당될까?> 4. HR블레틴. <회사가 수평적인 문화를 가질 수 없는 사소한 이유들 - 1부>         퍼실리테이션, 결국 사람   "K사 퍼실리테이션 강의 중, DISC 행동유형 이론에 대한 언급이 길어졌던 사례로 이야기를 풀어가보려 합니다. 주로 이공계 석/박사들로 이루어진 K사 연구소의 교육 기획 담당자는 "분석적인 고학력 참석자들이라 교육준비를 단단히 해야 한다"는 걱정을 앞세웠습니다. 사람의 행동유형 이론을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분석적'이라는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감이 올 것입니다. 정확한 근거(자료) 없이는....."   더 읽어보기     글 에디터 D 퍼실리테이터로 일하며 수백건의 워크숍을 경험한 후, 현재는 책을 만드는 에디터이자 마케터로 일하고 있다. 조직의 문화와 리더에 주목하는 편이다. Systems thinking 입문서 <생각의 미래>(지식노마드. 2016)를 공동 번역하기도 했다.        윙크레터 구독하기
퍼실리테이터의 가방 속

20.08.26

퍼실리테이터의 가방 속에는 무엇이 들어있을까요? "Facilitator"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촉진제"라는 뜻이 보입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 의하면 촉진제는 '촉매의 작용을 촉진하는 물질 또는 어떤 일이 빨리 이루어지도록 돕는 것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입니다. 최근에는 사전에 '퍼실리테이터'라는 단어도 등재되었는데, '회의나 교육 따위의 진행이 원활하게 이루어지게 돕는 역할'이라고 설명합니다. 이 역할의 핵심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상호작용을 돕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퍼실리테이션은 기업 경영뿐 아니라 가정에서, 학교에서 지역사회에서 나아가 국회에까지 사람 사이의 소통을 돕는 참여의 원리이며 정신이고 문화입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사회에 진정한 퍼실리테이션이 자리잡기를 바랍니다. 우리나라에 도입되었다가 자리를 잡지 못하고 한 때의 유행으로 끝난 경영이론들이 많습니다. 진정한 가치나 정신보다는 당장의 쓸모, 눈에 보이는 스킬에 초점이 맞춰졌기 때문일 수도 있고, 충분한 현장 경험으로 단련된 전문가의 손이 필요한 사안에도 아직 무르익지 않은 손을 손쉽게 빌려왔던 탓일 수도 있습니다. 이에 대한 일정 책임은 시장을 연 선구자들에게 있기도 할 것입니다.  다행히, 우리나라 기업들이 퍼실리테이션을 본격적으로 도입한 후 지금까지 퍼실리테이션 시장은 계속 확장하고 고도화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아마, 생겼다 사라지는 경영이론들의 전철을 밟지 말겠다는 초창기 퍼실리테이터들의 자각과 노력도 한 몫했을 것입니다. 아직 성과를 논하기에 도입 역사가 길지 않지만 2020년 현재를 기준으로, 국내 첫 퍼실리테이션 전문사(인피플컨설팅)가 문을 연 지 11년이 지났으니 현재의 추세로 보면 어느 정도 긍정적 진단은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 동안 초창기 퍼실리테이터들은, 더 많은 사람들이 효과를 체감하고 이 일에 관심을 가지도록 건강한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각자의 자리에서 노력했을 것입니다. 여러가지 노력이 있었겠지만, 퍼실리테이터들이 마다하지 않고 고객이 있는 현장으로 들고 다녔던 무거운 "물품 가방"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각종 색지와 기록 도구는 기본이죠!   퍼실리테이터의 가방 속에는 온갖 잡동사니가 들어있습니다. 고무밴드, 풍선, 칼, 가위, 포스트잇, 접착제, 각종 테이프(도톰한 양면테이프, 얇은 양면테이프, 스카치테이프, 마스킹 테이프, 청색 테이프...), 마커펜, 각종 색지(A4, A5, A4 길게 자른 것...), 색카드, Image Card, 신호등 카드, 압정, 스티키월(Sticky Wall), 스톱워치, 점 스티커, 주사위, 트럼프 카드, 단어 상자...... 등등 물품은 점점 늘어나 특수한 용처가 있는 것을 제외하고도 50가지 정도 됩니다.    동의/공감을 한 눈에 파악하는 신호등카드: 손에 들면 솔직하게 되는 마법 카드죠~   어떤 돌발상황이 발생할지, 그 때 어떤 것이 도움이 될지, 퍼실리테이터의 머리에서 어떤 조합이 어떤 것으로 이루어질지 알 수 없습니다. 목적은 하나, 워크숍 같은 그룹 활동 참석자들이 효과적으로 아이디어를 내고 효과적으로 표현할 수 있도록 조금이라도 더 돕기 위해서입니다. 사소한 준비가 때로는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도 있습니다. 그 섬세함을 이해한다면 당신은 준비된 퍼실리테이터입니다. :) 요리를 좀 해본 사람들은 요리의 세계는 무한하다는 말을 종종 하는데, 세상에는 정말 다양한 사물이 존재하고 인간의 뇌는 무한한 사고를 할 수 있다는 면에서 퍼실리테이션의 세계도 무한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감정카드: 나의 감정이 어떤가... 요 걸로 이야기하다보면 힐링의 마법이 벌어져요!   사람은 '엔터'를 누르면 답이 나오는 기계가 아니라 환경의 영향을 받는 생물이기에 역량을 잘 발휘할 수 있는 조건과 환경이 필요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습도가 높고 찌는 듯이 더운 여름날에도 에어컨 따위는 필요하지 않을 것입니다. 배가 고파도 여전히 고성과를 올릴 것이고 기분이 좋은 나쁘든 다른 사람들과의 갈등이 있든 없든 사람들은 늘 같은 성과를 낼 것입니다. 불쾌지수라는 말이 뉴스거리가 될 필요가 없고 사전에서 사라져 버려야 할 것입니다. 퍼실리테이터는 사람들이 서로 의견을 나누고, 다른 관점을 받아들이며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고 합리적으로 의사 결정하는 데 최상의 온도와 습도를 맞춰줄 수 있어야 합니다.     준비하는 데 시간 좀 걸리겠죠?   퍼실리테이터의 세심한 준비의 일부는 가방이 보여 줄 수도 있습니다. 퍼실리테이터의 가방 속에는 각종 생각 촉진제와 소통 촉진제, 그리고 참여 촉진제가 들어있습니다. 노련한 퍼실리테이터일수록 다양한 처방을 내릴 수 있을 것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재미난 물건이 잔뜩 들어 있는 저의 빨간 여행가방을 보고 마술상자같다고도 합니다. 퍼실리테이터의 가방 속, 소통을 이끌어 내는 마술 용품이 들어있다고 해도 영 틀린 말은 아니겠죠?    마술사가 마술을 준비하는 것처럼   퍼실리테이션이라는 것의 존재를 인지하고, 업무를 통해 익힌 지 4년, 본격적으로 전문퍼실리테이터가 된 지 올 해로 어느 새 12년차가 되었습니다. 직업으로 10년 쯤 하자, 도구를 간소화하는 방향으로, 최소한의 도구로 더욱 자연스럽게 세션을 진행하는 방향으로, 일상적인 업무회의를 효과적으로 도와 줄 의사결정 원리를 전파하는 방향으로 선회하고 있습니다만,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복잡한 토의를 효과적으로 해야하는 굵직한 워크숍에는 다양한 촉진제들이 여전히 필수입니다. 특히, 초심자라면 '개인기'를 너무 믿기보다 철저한 사전 계획과 최적의 도구를 고민하는 일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합니다.  두엇 또는 서너 사람 간의 그룹 대화 정도가 아니라, 한 두 시간의 간단한 일상 회의가 아니라, 십 수명 또는 수십 명 이상의 굵직한 워크숍을 체계적으로 이끌어 가기 위해서는 생각보다 많은 도구들이 필요합니다. 최적의 도구는 토의 시간을 단축해주고, 소통의 효과를 올려줍니다. 무겁지만, 오늘도 가방 끌고 달립니다. :) 주현희 링크컨설팅 대표 국제공인 퍼실리테이터 IAF CPF 한국퍼실리테이터협회 이사, KFA CPF '소통을 디자인하는 리터 퍼실리테이터' 공저 '소시오크라시, 자울경영 시대의 조직개발' 번역서 감수 www.liink.co.kr   #퍼실리테이터 #퍼실리테이션
ORID, 깊이 있는 대화의 기술

20.08.24

Facilitating Great Conversations 깊이 있는 대화의 기술   주제에 집중하고 깊이 탐색하는 그룹 대화는 어떻게 만들어질까요? 어떤 문제에 직면하여 깊이 고민해 본 적이 있을 겁니다. 그때, 어떻게 생각을 정리해 나갔나요? 나에게 당면한 문제가 중요한 문제일수록 우리는 평소와 달리 '제대로' 고민하게 됩니다. 학자들은 인간이 어떤 상황(문제, 정보)을 인식하고 의사결정을 내릴 때까지 사고가 전개되는 과정을 연구하여 4단계(지각-반응-해석-결정)로 설명하였습니다. 그것은 '그래야 한다'고 개발한 것이 아니라 인간의 그러한 속성을 '발견'한 것입니다. 원든 원치 않은 우리의 사고가 4단계를 따르게 되어 있다는 말입니다.  4단계 사고의 흐름을 대화기법으로 발전시킨 사람도 있습니다. 그리고, 퍼실리테이터들은 이를 이용하여 그룹이 통찰력 있는 대화를 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이 대화 방법은 ICA (International Cultural Affairs)라는 국제 NGO에서 "집중 대화기법"으로 정리하였고, ORID라는 별칭으로 퍼실리테이터들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사람의 자연스러운 사고 흐름에 바탕을 두기 때문에 피상적인 대화에서 깊이 있는 대화로 물 흐르듯이 이어갈 수 있습니다.   2010년 우리나라에서 열렸던 국제퍼실리테이터협회(IAF) 13차 아시아 지역 컨퍼런스를 통해 ORID를 처음 만났습니다. 그리고 꾸준히 학습하며 아주 요긴하게 활용하는 기법이어서 간단히 소개합니다. 여기 실린 사진은 2010년 컨퍼런스에서 ORID를 소개했던 Ann Epps의 세션에서 연사의 허락을 받고 찍은 사진임을 밝힙니다.  ORID: Facilitating Great Conversations with TOP* 쉽게 이야기하면 네 가지 단계별로 적절한 질문으로써 대화를 촉진하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Objective(지각 단계): 우리가 상호 이해를 기반으로 대화다운 대화를 하기 위한 첫 번째 단계, 그것은 상황을 지각하는 것입니다. 객관적인 정보(사실)를 확인 하는 단계이기도 합니다. 퍼실리테이터는 사실과 정보에 관해 탐색하는 질문을 던짐으로써 참석자들이 열린 자세로 상황을 인지하고 대화에 임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무엇이 보이는가? 무엇이 들리는가? 무엇이 만져지는가? 어떤 일이 있었는가? 각자 어떤 말을 했었는가? 선입견을 갖지 말고, 어떠한 판단도 보류하며 우선 객관적인 정보를 파악하는 것으로 대화는 시작합니다.  예) 그동안 업무 개선을 위해 어떤 활동을 했었는지 하나하나 나열해 본다.  Reflective(반응 단계): 다음 단계는 그 사실과 정보에 관한 우리의 반응을 살피는 것입니다. 눈 앞에 펼쳐진 광경, 우리가 파악한 사실에 대한 '감정, 느낌이 어떠한가, 무엇이 떠오르는가'에 답해보는 단계입니다. 떠오르는 느낌과 반응을 살펴보면, 그런 느낌이 왜 드는지, 어떤 의미가 있는지 통찰을 얻는 데 중요한 근거와 단서를 제공합니다. 그러한 단서를 발견하기 위해서는 우선, 어떤 내적 반응이 나타나는지 알아차릴 수 있어야 합니다. 퍼실리테이터는 질문을 통해 참석자들이 자신의 반응을 살필 수 있도록 돕습니다.   예) 만족스럽고 좋은 기분이 드는 순간과 그렇지 않은 순간에 대해 회고한다.  Interpretive(해석 단계): So, what? 이런 반응은 왜 나타나는 것인지, 지각 단계에서 우리가 파악한 사실(정보, 상황) 등이 현재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인지 해석하고 생각해보는 단계입니다.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상황 또는 문제가 갖는 의미, 가치, 의도 같은 것이 해당됩니다. 이 상황은 어떤 상황인가. 누가 어떤 의도로 무엇을 하려는 것인가, 또는 하고 있는 것인가 등의 질문을 던질 수 있습니다. 예) 좋거나 아쉬운 느낌은 왜 드는 것인지, 어떤 성과를 내었는지, 지난 활동으로부터 얻은 교훈은 무엇인지 성찰해본다.  Decisional(결정 단계): 그렇다면 이제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 문제의 해결을 위해 우리가 취할 수 있는 일을 논의할 단계입니다. 퍼실리테이터는 참석자 각자가 원하는 해결방법을 말하고 효과적으로 공유하여 바람직한 결론에 이를 수 있도록 안내합니다.  예) 그만 해도 되는 것, 새로 추가할 개선 활동을 정한다.     친한 사람과 다투고 난 뒤 조용히 돌아볼 때, 서로 어떤 말을 주고받았는지(objective), 어떤 말을 들었을 때 기분이 나빠졌는지, 나의 어떤 말에 상대방이 예민한 반응을 보였는지(reflective) 되짚어보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나서 어떤 점이 문제였는지 예민한 반응을 보였던 이유는 무엇이었는지 곰곰이 해석(interpretive)해보게 될 것입니다. 그러고 나면 사과를 할지 말지, 어떤 조치가 필요한지 좋은 결론(decisional)을 낼 수 있을 것입니다.    비폭력대화에서는 관찰과 평가를 구분할 것을 권장합니다. 듣는 사람이 동의할 수 없는 주관적인 평가가 담긴 말이 갈등과 폭력적인 대화를 야기하기 때문입니다. 비폭력대화는 주로 공격적이거나 상처 주는 방식이 아닌 존중하는 대화의 방법을 알려줍니다. 사과를 하기로 마음먹었다면, 상대방의 이야기도 잘 듣고 내가 하고 싶은 말도 효과적으로 전하는 숙제가 남습니다. 이러한 경우에 비폭력대화가 도움이 될 것입니다.     ORID는 논리적으로 자연스럽게 안건에 대해 깊이 통찰하는 대화를 이끌어 줍니다. 개인 간의 대화뿐 아니라 그룹 퍼실리테이션 방법으로 활용 범위가 넓습니다. 특히 효과적인 정보 전달 및 지난 사건에 대한 회고를 위한 회의 진행에 매우 유용합니다. ORID 대화에 비폭력대화를 이용하면 더욱 좋을 것입니다.  에드워드 드 보노가 창안한 '여섯 색깔 모자(6 Hats)' 기법에서 '객관적인 정보 중심으로 대화하자'는 '흰색 모자 개념, 직관적인 반응을 살피는 '빨간 모자', 해석과 통찰을 이끌어 내는 노랑, 검정, 녹색 모자, 결정을 촉구하는 파란 모자로 구성되어 있는 점이 ORID의 흐름과 유사하게 느껴집니다. 아마, 6 Hats도 '인간 사고의 흐름'에 충실한 연구결과이기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퍼실리테이터가 그룹 대화를 효과적으로 이끌어가는 노하우, 상당히 과학적입니다. 여러분도 당면한 상황에 대해 ORID 흐름을 따라 생각을 정리해보거나 사람들에게 질문을 던져보면 어떨까요?  주현희  링크컨설팅 대표 국제공인 퍼실리테이터 CPF of IAF 한국퍼실리테이터협회 홍보위원장 '소통을 디자인하는 리터 퍼실리테이터' 공저 '소시오크라시; 자율경영시대 조직개발' 번역서 감수 www.liink.co.kr *ToP: Technique of Participation의 약자로, 직역하면 '참여의 기술'입니다. ICA에서 개발한 소통 방법론에 트레이드 마크처럼 붙습니다. 크게 두 가지, ToP Consensus Worksop Method와 ToP Focused Conversation Method로 나누어 집니다. CWM은 아이디어 도출 및 합의를 위한 퍼실리테이션  프로세스의 바탕이 되는 이론이기도 합니다.  많은 퍼실리테이션 교육 프로그램에서 ToP 방법론을 짧은 모듈로 다루므로 접하기 어렵지 않지만, ICA 방법론에 대해 정식으로 교육받고 싶다면 ICA 한국센터를 맡고 있는 ORP연구소에 교육과정을 문의해보시기 바랍니다.  #퍼실리테이션 #퍼실리테이터 #ORID #대화 #질문기법
자율경영 시대의 조직개발, 소시오크라시

20.08.11

"수평적이고 자율적인 조직 만들기" 요즘 한참, 수평적이고 자율적인 조직 또는 민첩한 조직 이야기가 경영계에 화두가 되고 있습니다. 저는 운 좋게도 일찍이 수평적이고 자율적인 조직에서 성장하였습니다. 그러한 조직에서 신나게 맘껏 일했던 기억, 그 조직의 성장과 쇠락의 경험을 가지고 있는 전문 퍼실리테이터로서 최근 이러한 흐름에 대해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이 있습니다. 우선 '소시오크라시'라는 개념을 소개합니다. 2014년 봄, 영국 스코틀랜드, 그중에도 북쪽 끄트머리 작은 마을 핀드혼(Findhorn)에서 처음 소시오크라시와 조우하게 되었습니다. 머물던 B&B 주인과의 담소에서 정말 우연히 운명처럼 만났습니다. 서로 하는 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던 중, 저의 업무 이력을 듣고 난 그는 소시오크라시의 개념과 함께 영미권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소시오크라시 전문가 존 벅(John Buck)을 소개해 주었고, 이후 그로부터 직접 사사하면서 그와 동료 샤론 빌린스(Sharon Villines)가 쓴 "We the People: Consenting to a Deeper Democracy"라는 책의 번역을 추진하였습니다. 번역 출판은 소시오크라시 철학과 방법론에 깊이 공감한 한국비폭력대화센터에서 담당하였고 저는 국내 최초 전수자로서 감수를 맡았습니다. (>>책 소개는 여기) 이정전 전 서울대 교수는 우리 사회가 '초연결 사회'로 나아가고 있다고 진단하였습니다.  (>> "초연결사회와 보통사람들의 시대")     "소시오크라시" 소시오크라시(sociocracy)라는 단어는 'socio + cracy'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socio- 는 '동료의'라는 뜻이고, -cracy 는 아시다시피 '통치'를 뜻합니다. 즉 소시오크라시는 "친밀한 관계가 있는 사람들에 의한 통치" ("소시오크라시" 34쪽)로 요약됩니다. 민주주의(democracy)에서 'demo-'는 '군중' 즉, '서로 모르는 대중'을 의미하며 데모크라시는 소시오크라시와 비교하여 '대중에 의한 통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민주주의 이전인 봉건주의 사회와 비교하여 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는 혁신적인 통치방식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그러나, 사회학의 창시자로 유명한 철학자 콩트(August Comte, 1789-1851)는 다수에 의한 횡포, 다수결에 의한 선거가 인기투표에 그칠 가능성 등 민주주의의 한계와 부작용을 이미 내다보았습니다. 그 고민의 결과가 바로 '소시오크라시'입니다. 더 진일보한 민주주의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소시오크라시는 철학자의 철학자적 고민에서 시작되었지만 현실에의 적용은 네덜란드의 교육개혁 운동가 케이스 부커(Kees Boeke, 1884-1966)가 시도하였고, 현재의 소시오크라시 모델이 최초로 정립된 것은 그가 운영했던 학교(Children's Community Workshop)에서 수학한 제라드 엔덴버그(Gerardus Endenburg, 1933-)가 자신의 회사에 적용하면서였습니다. 정리하면, 사회 통치 관점에서 소시오크라시가 민주주의 이후의 민주주의를 이야기한다면 조직경영 관점에서 소시오크라시는 관료주의 이후의 경영이론을 이야기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민주화와 산업화는 조직에 '관료주의'를 탄생시켰습니다. 관료주의는 규모가 커진 조직을 일사불란하게 운영할 수 있는 좋은 시스템입니다. 그러나 이제 우리는 관료주의로는 해결이 안 될 정도로 변화무쌍하고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습니다. 똑똑한 리더 한 사람의 지시와 통제로는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혀 빠르게 변화하는 세계에 대응할 수 없다는 점은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낯선 주장이 아닙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관료주의를 대체할 적합한 통치(경영) 이론이 부재한 가운데, 관료주의의 바탕에서 그 부작용을 극복할 대증요법을 누덕누덕 활용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수평적인 소통이 중요하다 하여 소소하게는 영어 이름을 쓰면서 상하 간 거리를 좁히려는 시도, 과감하게 관리자를 없애는 시도들도 있습니다. "Bening Agile" 최근에 가장 주목받고 있는 업무 방식은 '애자일(agile)'인 것 같습니다. IT 개발업무의 혁신에서 출발한 애자일은 많은 조직에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매트릭스, 칸반, 스크럼 등과 같은 업무 도구들이 잘 알려져 있습니다. 애자일을 현업에 적용하는 데 길잡이가 되는 애자일 코치와 도입 조직들을 애자일을 전사적으로 도입하려는 과정에서 좌충우돌하며 애자일의 지평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주목할 점은 애자일을 좀 깊이 아는 사람들이 한결같이 '애자일은 기술이 아니라 태도와 철학'이라고 말하는 점입니다. 'Doing agile'이 아니라 'being agile'하라는 이들의 말은 애자일의 단편적인 도구나 기법을 무작정 흉내 내려하지 말고 애자일 정신을 이해하고 유연하게 적용해야 진정한 애자일이라는 말로 이해됩니다. 매우 공감하고 정말 중요한 관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조직에 깊이 뿌리내려 있는 '관료주의'에 익숙한 많은 사람들은 'so, what?'이라는 질문을 던질 수밖에 없습니다. 저는 이러한 상황을 이렇게 설명하고자 합니다. "운영체제"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컴퓨터를 다룰 것입니다. 여러분이 사용하는 컴퓨터의 운영체제(OS, operating system)는 무엇인가요? 대부분의 컴퓨터는 윈도우나 맥OS(iOS)를 채택하고 있을 것입니다. 어떤 프로그램은 윈도우에서는 잘 작동되지만 맥에서는 잘 되지 않고, 어떤 것은 그 반대이기도 하죠. 우리나라의 운영체제는 무엇일까요? 네, 민주주의입니다. 우리나라는 민주주의라는 체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회사가 하나의 컴퓨터라고 생각해봅시다. 이 컴퓨터의 운영체제는 무엇입니까? 최근에 조직 혁신을 성공적으로 이룬 회사가 아니라면 대부분 '관료주의'일 것입니다. 그건 너무 옛날 얘기 아니냐고 되묻는 사람들이 많습니다만, 아쉽게도 아직까지는 그렇습니다. 대다수의 기업이 아직까지 19세기의 역학 모델을 활용하고 민주적인 조직문화 도입이 어려운 이유는 중요한 업무 의사결정을 다수결에 맡김으로써(demo-cracy) 부정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가능성 때문이기도 합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종종 의사결정이 효율성보다는 정략에 따라 이루어지고 높은 성과를 내는 데 효과적이지 못한 탓에 기업체나 의료기관, 군대 그리고 측정 가능한 성과를 내야 하는 그 밖의 조직들이 민주주의 활용에 부정적입니다. ("소시오크라시" 33쪽) 관료주의 운영체제에 애자일을 비롯한 수평적이고 자율적인 프로그램을 설치하려니 이런저런 어려움이 따릅니다. 현재의 조직운영 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면 아무것도 시도하지 않는 것보다 무엇이라고 시도하는 것이 물론 좋다고 생각합니다. 이런저런 어려움을 극복해가는 과정에서 조직적인 학습이 일어나고 우리만의 스타일을 만드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한 번 잘못 도입한 제도로 인해서 구성원들이 너무나 큰 혼란에 빠진다면, 그로 인해서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고 변화에 대한 실패 경험만이 남는다면 안 될 것입니다. 실제로 돈키호테와 같은 정신으로 새로운 운영시스템을 '책 보고' 도입했다가 회사의 문을 닫는 경우도 있습니다. 'Being agile'할 수 있는 바탕, 애자일이 아니더라도 관료주의에서 벗어나 수평적이고 자율적인 조직을 구축하려 한다면, 동료들과 함께 통치(경영)할 수 있는 소시오크라시 체제를 학습하고 도입하기를 바랍니다. 소시오크라시 만이 그 해답이라고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현재까지 제가 알고 있는 가장 효과적이고 근본적인 대안은 소시오크라시입니다.     "보수적이면서도 혁명적인" 소시오크라시는 보수적이면서도 혁명적입니다. ("소시오크라시" 37쪽) 시장경제의 생산성과 개인의 자유를 동시에 보장하려는 시스템입니다. 20세기에 와서는 자연계가 전체 시스템에 의한 지배를 받으면서도 각 요소가 어떻게 자치하는지를 연구한 사이버네틱스라는 학문이 발생했고, 소시오크라시는 이에 기반하는 과학적인 이론입니다. 통합된 전체와 개인의 자유와 평등은 어떻게 조화를 이루고 시너지를 낼 수 있을까요? 소시오크라시는 상향식 또는 수평적인 소통만을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어떤 분야에 경험과 전문성이 있는 리더의 역할과 권한을 유지하면서 실무를 담담하는 모든 구성원들의 의견과 욕구를 효과적으로 반영할 수 있도록 합니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조직 운영의 설계에 반영해야 하는 장치가 몇 가지 더 있습니다. 기본의 관료주의적 시스템에서는 구현하기 어려운 이상입니다. "팀 단위 조직개발부터" 저는 최근 몇 년 간 실험을 통해서 전사적 도입 전에 팀 단위 조직개발에도 매우 효과적이라고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2015년부터 인연을 맺고 경영상 중요한 시점마다 워크숍 컨설팅을 통해 도움을 드리고 있는 H사의 경영지원팀에 2019년 2월~7월 사이에 팀 조직개발 컨설팅을 제공하였습니다. 소시오크라시의 일부 방법론과 기존의 퍼실리테이션 기법을 적용하여 혼란스럽고 적대적이며 비효율적인 팀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고 서로 협력적이며 효율적인 팀이 되도록 도울 수 있었습니다. 수평적인 조직을 만들기 위해 시도한 경영적 결단이 자칫 소통 비용을 오히려 증가시키고 업무 기강이 무너져 관리자들이 손 쓸 수 없는 상태가 될 수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이러한 문제를 예방하면서 민첩하고 효율적이며 수평적인 조직을 구축할 수 있을지, 소시오크라시가 많은 힌트를 줄 것입니다. 우선 책으로 만나보시고, 더 궁금해지면 전문가와 상의해보시기 바랍니다. 링크컨설팅은 퍼실리테이션과 소시오크라시를 통해 합리적인 개인, 소통하는 조직, 민주적인 사회를 만들어가고자 합니다. 주현희 링크컨설팅 대표 국제공인 퍼실리테이터 CPF of IAF 한국퍼실리테이터협회 홍보위원장 '소통을 디자인하는 리터 퍼실리테이터' 공저 www.liink.co.kr  
퍼실리테이션이란? (What is Meeting Facilitation?)

20.04.08

Facilitation을 직역하면 ‘촉진(활동)’이다. 무엇을 촉진한다는 것일까? 우리 말로 ‘촉진’이 일반명사이듯 영어에서도 ‘facilitation’은 다양한 분야, 다양한 맥락에서 사용하는 일반적인 단어이다. 그러나 몇몇 분야에서는 이 활동에 ‘전문성’을 부여한다. 예를 들어, 간호분야에서는 ‘환자의 회복 촉진활동’을 수행하며 ‘촉진활동’에 대한 전문 연구활동도 수행한다. 생명과학사전에서는 퍼실리테이션(facilitation)을 ‘2가지 이상의 자극을 가할 때 그 효과가 가중되어 단독자극효과의 합보다 현저히 커지는 현상. 어떤 조건에 의해 세포간 흥분전달이 쉬워지는 것을 의미한다.’고 정의한다. (Daum 백과사전, 생명과학사전) 사회복지분야에서는 퍼실리테이션을 ‘사회복지사가 클라이언트체계들 사이의 연계(linkage)를 자극하고 중개하며, 새로운 체계를 개발하도록 돕고, 혹은 현재 있는 체계를 개발하도록 돕고, 혹은 현재 있는 체계를 강화하도록 돕는 사회사업 개입의 한 접근방법’으로 정의하며사회복지사의 역할을 ‘클라이언트가 바람직한 목표에 도달하도록 길을 놓으며, 클라이언트를 위한 조정자, 지원자, 중재자, 중개자’로 제시한다.(Daum  백과사전, 사회복지 용어사전) 조직 운영과 조직 개발 등경제경영 분야에서 광범위하게 알려지고 있는 퍼실리테이션은Meeting Facilitation 즉, 조직 구성원들의 그룹 의사소통의 촉진활동을 의미한다. 최근에 특별한 설명 없이 ‘퍼실리테이션’이라고 하면 대개 이 ‘회의 촉진활동’을 의미한다. 퍼실리테이터마다 퍼실리테이션 기관마다 조금씩 다르게 정의하지만 회의나 워크숍의 참석자들이 수동적으로 앉아 있지 않고 실제로 ‘참여’하도록 “그룹 토의 과정을 기획하고 진행하는 활동”이라는 점이 공통적인내용이다. 모든 조직에는 회의를 합리적이고 효과적으로 잘 이끌어 가는 리더가 있는가하면 그렇지 않은 리더도 있다. 안타깝게도 잘 이끌어가는 리더보다 그렇지 않은 리더가 훨씬 많아 보인다.  워크숍 현장에서 만난 참석자 대부분은 ‘회의’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다. 회의의 문제점은 대체로 다음과 같다. ? 끝나지 않는 회의 ? 결론 없는 회의 ? 실천으로 이어지지 않음 ? 리더의 훈계와 질책 ? 무겁고 지루함 ? 결론이 이미 있는데 동원되는 느낌 ? 아이디어를 쥐어짜다 적당히 결론 냄 ? 괜히 의견 냈다가 책임만 떠안게 됨 ? 의견을 내면 여기저기서 비판함 ? 감정적인 논쟁으로 이어짐 ? 참석의 필요성이 느껴지지 않는 회의(내가 왜 이자리에…?)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우리들 대부분은 이러한 회의의 폐단에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퍼실리테이션은 이렇게 하지 말자는 것이고, 진정 필요한 참석자가 필요한 논의를 효과적으로 할 수 있도록 돕는 활동이라고 말할 수 있다. 문제는 이것이 저절로 깨우쳐지는 것이 아니고, 학창시절 또는 입사 후 공식 교육을 통해 배워본 적이 없다는 데 있다. 그냥 관행대로, 개인기량에 의존해온 것이 동서양을 막론하고 공통적인 현실이다. 다시, 퍼실리테이션을 더 구체적으로 정의해보자. 퍼실리테이션은  참석자 모두가 의견을 개진하고 의사결정에 효과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집단 의사소통 과정을 설계(Design)하고 진행(Leading, Processing)하는 일이다. 다양한 과점을 가진 이해관계자들이 모여 수다가 아닌 논의를 하는 자리인 만큼 ‘회의’는 ‘커뮤니케이션의 종합예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일상적인 업무회의, 사업계획이나 전략 수립, 비전 수립, 연초 Kick-off 워크숍 뿐 아니라 지역사회 다양한 그룹들의 다양한 회의에서 주제를 명확하게 분석하고 목표 산출물을 구체적으로 정의하며 이러한 회의에 반드시 참여해야하는 이해관계자들이 모여 효과적으로 토의할 필요가 있을 때 퍼실리테이션 이론과 기법이 매우 유용하다. 이러한 유용한 방법론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잘 알려지지 않아서, 회의에 지친 혹자는 ‘회의 자체를 없애 버렸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하지만, 사회는 매우 복잡해지고 발전의 속도는 빨라지고 있으며 회사는 여러 사람이 모여 공동의 목적을 이루어 가는 조직이므로 일부 회의를 축소하거나 없앨 수 있지만 모든 회의를 없앨 수는 없다. 과학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현대 모든 직장인들은 ‘컴퓨터’를 다룰 수 있게 되었는데, 바꿔 말해, 이제 기본적인 컴퓨터 활용 능력이 모든 직장인들의 필수 역량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제, 그룹 의사소통 역량을 갖추는 것은 모든 직장인들에게 요구되는 기본역량이 되고 있다. TV를 보면 스타 강사들이 예전에 일부 기업이나 기관에서나 강의했을 ‘커뮤니케이션 스킬’을 TV에 나와 대중들에게 강의하는 시대가 됐다.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이 퍼실리테이션 역량을 중간 이상 리더들의 필수 역량으로 정의하고 체계적인 교육을 수행하기 시작했다. 퍼실리테이션은 복잡한 이해관계자들의 효과적인 의사소통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방법론이며 스킬인 것이다. 회의의 본래 목적은 여러 사람의 머리를 모아 집단지성을 이끌어 내는 것이다.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최대한 다양한 관점을 검토하고 최적의 의사결정을 내리는 본래의 목적을 이루어가기 위해 우리는 학습이 필요하다. 여러분이 어떤 자리에서든 회의리더 역할을 하고 있다면 퍼실리테이션에 관심을 가져보기 바란다. 재미있고 생산적인 회의가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링크컨설팅 대표 주현희 국제공인퍼실리테이터 한국퍼실리테이터협회 CPF 2015. 11. 28